군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연천지역의 의료 ‘At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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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인터넷, SNS의 발달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눈높이와 기대는 커졌지만 지역의 특성과 여러 제한사항으로 전문·민간 의료기관이 부족한 연천군은 경기도내 2위 의료 취약지역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연천군 보건의료원이 56년째 변함없이 군민들의 의료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형제인 아틀라스(Atlas)는 지구의 서쪽 끝에서 손과 머리로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본인에겐 형벌과도 같은 상황이지만 그 덕에 우리는 하늘아래 살아갈 수 있고 자신이 무거운 짐을 받아 내면서 그 하중을 견뎌내는 아틀라스의 존재로 인해 이 혼란스러운 세상 자체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버텨 낼 수 있다.
세인들은 아틀라스의 존재를 알지 못하지만 아틀라스는 그 일을 무심하게 버텨낸다. 연천군 보건의료원은 바로 연천의 의료 아틀라스다.
본지는 지난해 연천군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진료·치료, 응급상황의 최전선에서 환자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해온 의료원의 분투와 정확히 기록된 지표들 그리고 희망찬 2019년 계획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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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베이어 시스템처럼 고도로 효율화된 진료체계를 구축해서 수지를 맞추는 기업형 영리병원이 아닌 철저한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서 지역 주민들의 건강이 개선되고 변함없이 관리되며 회복했던 명확한 기록과 선명한 수치들 그리고 치밀한 전략으로 발전을 준비하는 그들의 변함없을 역할과 기능에 믿음을 담아 응원을 보낸다.
보건의료원은, 농촌지역 의료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보건소에 진료기능을 강화한 병원과 보건소로서 연천군보건의료원은 보건사업과 진료가 병합된 경기도 유일의 ‘병원화 보건소’다.
1963년 연천군 보건소로 개소했고, 1989년 4월 농어촌지역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연천군보건의료원이 개원 후 현 위치(은대성로 95)에 1999년 지상 4층 규모로 신축이전(부지면적 3만2804㎡, 건축면적 9913㎡)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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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10년에는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 육성 운영계획’에 따라 지역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이 지정돼 운영을 시작한 이래 24시간 응급체계를 유지하며 연 평균 5만여 명 이상의 군민과 군인들을 진료해 왔다.
연천군 인구(약 4만6000명)에 비춰볼 때 군민 한 사람당 1.08회 이상 진료·치료한 수치로 명실공히 대체 불가능한 지역 유일 공공 보건의료기관이다.
현재는 의사 17명(응급실 의사 5명(당직, 24시간), 각 진료과 의사 12명), 간호사 12명, 100여 명의 의료지원·보건사업 직원과 더불어 13개 52병상, 3개의 수술실, 특수·일반 앰뷸런스 각 1대, CT, X-Ray를 포함한 19종의 의료장비와 24시간 깨어있는 응급실을 포함해 ▲내과(2) ▲일반외과 ▲정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소아청소년과 ▲한방과 ▲마취과 ▲치과(2)의 10개 진료과가 운영 중이다.
2018년 총 진료인원은 5만4129명으로 전년(4만 3997명) 대비 1만 1046명(12.3%) 증가했다. 진료환자의 연령대는 영유아 1337명(2.47%), 아동·청소년 6315명(11.6%) 청·중년 5 130명 (9.47%), 장년 1만2096명(22.3%), 노년 3만4381명(63.5%)의 분포를 보였는데 이는 연천군의 65세 노인 인구가 1만 423명(22.9%)인 초고령화 인구형태를 보이는 현실과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어 보인다. 다만, 모든 연령대의 진료환자가 상승한데 비해 영·유아의 진료수가 200명 감소(1537→1337, 8.7%)한 것은 다각적으로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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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과목별 진료인원은 ▲내과 2만 1233명(39.2%) ▲응급실 7537명(13.9%) ▲일반외과 6959명(12.8%) ▲정형외과 6900명(12.7%) ▲정신건강의학과 5870명(10.8%) ▲안과 2836명(5.2%) 순으로 군민들은 내과진료를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과 진료는 전년(1만8004명) 대비 3229명(11.7%) 증가했고 정형외과는 전년(4 772명)대비 2128명(14.4%)증가했으며 정신건강의학과는 전년(2396명)에 비해 3474명 (40.8%)증가해 노인인구 분포에 비례한 각종 질환의 발생과 정신건강(치매 등)의 취약성이 노출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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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총 진료비는 약 22억4200만 원으로 이 중 건강보험 부담액은 16억5000만 원(73.4%), 환자 본인부담액은 5억9000만 원(26.6%)으로 전년 대비 건강보험 부담률은 1.1% (72.3→73.4) 높이고 환자본인부담률은 1.1%(26.6→27.7) 낮췄다. 2018년 환자 1명이 부담한 진료·치료비용은 약 1만1000원을 상회하는 꼴로 산출된다.
7573명이 진료 받은 응급환자는 전년 6974명 대비 563명(10.8%)증가했다. 이는 월평균 628명, 일평균 20.9명의 환자가 위급한 환자였다는 수치로 보건의료원 응급실 전담의사 1인당 내원환자 수는 1507명, 응급실 간호사 1인당 내원환자 수는 1077명에 육박하는 치열한 기록이다.
2018년 기준 응급환자가 가장 많은 달은 8월(788명), 9월(905명), 가장 적은 달은 3월(466명), 11월(448명)이었다. 매년 계절적, 시기적,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생 추이가 상이하지만 증감원인을 분석해 예방하려는 계획도 자체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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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진료를 받은 7573명중 응급수술을 요하거나 보건의료원의 자체 치료 능력을 초과해 인근 지역(의정부성모병원 등)으로 전원한 중증환자는 132명(1.7%)에 불과했다. 전년 응급실 내원환자 6974명 중 54명(0.7%)을 전원한 수치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미국의 약 20배로 추정되는 현재 우리나라의 중증응급환자 전원율 평균(6.9% / 2018년 12월 국회 응급의료체계 토론회)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치로
▲빈틈없는 당직체계 ▲높은 책임감과 전문화 ▲적절한 응급인력 편성 등 골든아워(1H)를 사수하기 위해 노력한 보건의료원의 가시적 성과로 보인다. 특히, 전원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 의료진이 동행하면서 기본 응급처치와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려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인상적이다.
연천군의 면적은 675.83㎢로 경기도 5위, 서울시의 1.2배이며 휴전선 32㎞와 접한 경기도최북단 지역으로 군민들의 보건의료원 접근성이 수월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읍·면별로 상이하나 길게는 18.3km(장남면), 짧게는 4.5km(청산면) 의료원과 이격돼 있고 2읍 8면과 보건의료원의 평균 이격거리는 10.1km에 달한다.
이에 따라 7개 보건지소(연천,군남,청산,백학,왕산,신서,장남면)와 7개 보건진료소(고문,양원,늘목,노곡,마전,동중,횡산리)를 설치·운영하는 동시에 이격거리를 고려해 4개 보건지소에서 순회진료(연천-의과, 백학-한방과, 왕산-치과, 장남-의과)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전개하는 중이며 내년부터는 대형 이동진료차량을 추가로 확보해 이동진료 확충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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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매시간 셔틀버스를 운영(의료원→주공아파트→농협사거리→전곡역→보경약국→전곡읍사무소→의료원)하며 군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보완하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꾸준한 노력에 따른 성과가 선명한 만큼 도출된 보완사항과 제한사항도 분명하다.
보건의료원의 연간 예산편성 규모는 2018년 기준 130억7000만 원이다. 이 중 국가지원(국비) 17억1000만 원(13%), 경기도지원(도비) 8억6000만 원(6.2%)을 제외한 110억1300 만 원(84.6%)을 연천군이 부담하고 있다. 지난 2개년(16~17년) 평균(79.55%)에 비해 연천군의 2018년 부담률이 5% 이상 상승했다.
보건의료원의 의사들은 대부분 공중보건의(14명, 82%)로 편성, 교체 주기가 1년 정도로 상당히 빠른 편이다.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이나 정형외과, 치과 질환처럼 진료의 연속성이 확보돼야 할 진료과목에서 주치의의 잦은 변경은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2011년을 끝으로 보건의료원의 산부인과 진료가 폐지되면서 연천은 경기도내 산부인과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 됐다. 연천의 임산부들은 산전관리 및 분만을 위해 인근지역(동두천, 의정부)으로 원정 진료를 가야만하고 산모·신생아 응급상황 대응력과 산후조리원은 전무하며 부인과 암 검진도 인근지역 의료 기관으로 개별 검진을 가야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민선 7기 공약사항이었던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이 산부인과 부재와 적은 수요문제로 불발되면서 군은 해산급여비(60만 원), 산후조리비(500만 원), 인근지역(양주, 동두천, 파주, 포천) 산후조리원 이용지원을 대안으로 내놓았고, 2018년 기준 신생아 출산용품지원 295명, 선택적 예방접종 지원(로타바이러스외 3종) 669명, 신혼부부 임산부 산전검사 226쌍을 지원했지만 근원적 문제 해결에는 닿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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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립병원으로 격상시켜 보건의료원의 규모와 의료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군민들의 목소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성사되기에 많은 제한이 따른다. 군에서 유치하는 산업단지(2개소)의 성공적인 정착 이후 지역사회 인구, 자원, 민간의료기관 등 인프라 구축과 병행한 치밀한 전략수립과 추진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천군 보건의료원은 2019년의 비전을 ‘함께 만들고 누리는 건강, 행복한 연천 군민’으로 정하고 4가지의 전략과 12가지의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지난 56년 동안 쌓아온 짐작할 수 없는 시간의 밀도만큼 분명하고 확실한 내공으로 성공적인 전략 추진을 통해 변함없는 군민의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서 역할과 기능을 할 예정이다.
첫째, ‘지역주민 건강향상을 위한 예방적, 통합적 건강서비스 제공’ 전략으로 ▲지역사회중심 만성질환 예방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고혈압, 당뇨병 교육과 심뇌혈관 예방관리사업을 전개하고 ▲여성·어린이 건강관리 지원 강화차원의 영양관리사업은 임산부와 영유아 대상 영양플러스사업이 펼쳐질 예정이며 ▲건강생활습관 실천을 위한 환경 조성일환으로 금연, 절주, 구강보건 등 다양한 건강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둘째, ‘공공의료서비스 강화를 위한 의료접근성 향상’ 전략에서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제공→주민만족도 향상을 목표로, 외래진료는 1시간 빠르게(오전 8시~오후 5시) 시작하고 고객 소리함을 설치해 만족도를 확인하며 만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 4급 이하 진료비중 본인부담금을 1500원 감면한다.
▲질병조기발견을 위한 검진 활성화는 건강검진 수검률 71%, 5대 암검진 수검률 45%를 목표로 홍보물 배부와 방문 독려가 펼쳐진다. ▲취약계층 건강 평등기회 확대는 희귀·난치질환 등록 및 신청자, 조기 암검진을 통한 5대암 진단 확진자에게 의료비 지원과 방문건강 서비스가 진행된다.
셋째, ‘군민 건강증진을 위한 건강 환경 조성’ 전략은 ▲감염병 대응 체계 구축 분야에서 결핵신환자 완치율 98% 달성, 감염병 환자 발생률 0.2% 이하 유지, 영유아 감염병 예방 완전 접종률 97%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선제적인 예방접종과 빈틈없는 방역을 전개한다.
▲취약계층 방문 건강서비스 지원은 월 2회 ‘찾아가는 경로당’ 순회진료로 한방진료, 혈액순환마사지, 기초건강측정과 더불어 건강생활실천 연계한 상담과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며 ▲치매안심센터 운영 활성화를 위해 경로당, 노인복지관, 보건진료소와 연계한 치매예방 교육과 홍보, 전문인력 인지재활프로그램(20명 주5회, 3개월)으로 치매환자의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치매환자 가족 돌봄과 고충상담이 이뤄진다.
넷째, ‘지역자원과 협력을 통한 안전망 확보’ 전략은 ▲생명존중 체계 강화의 일환으로 자살예방 홍보 및 캠페인, 노인우울 조기검진과 학생, 성인, 노인들에게 정신건강증진교육을 전개하며 ▲의료취약지역 지원을 위해 8개 면에 주 1회씩 건강버스(의과, 한방과, 치과) 운영과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 찾아가는 진료를 펼친다. ▲지역사회 자원 연계 체계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해 의사회, 약사회, 자원봉사단체, 이장단회, 경찰서와 연계해 자문을 받고 취약계층을 발굴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