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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한 끼 식사이자 술안주부터 해장음식까지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게다가 가격까지 착한 음식이 있다. 바로 가성비의 끝판 대장 ‘순댓국’이다.
순댓국은 돼지 뼈를 푹 고아낸 사골 국물과 돼지 머릿고기, 순대, 내장 등을 함께 넣어 만든 음식이다. 어려웠던 시절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고기와 육수를 맛 볼 수 있던 순댓국의 가성비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그 돈이면 국밥을 몇 그릇먹지’라는 수많은 ‘국밥부 장관’들을 탄생시켰다.
동두천 시청 뒤편 방죽사거리에서 종합운동장방향으로 걷다 보니 금방 화제의 맛집 ‘양주골토종순대국’ 간판이 보인다. 많은 이가 식사시간마다 줄지어 기다린다는 소문 자자한 바로 그곳이다.
매장 옆에는 4~5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한 주차장이 마련돼 있었고, 정겨운 분위기를 뿜어내는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눈웃음이 똑 닮은 황해수(61세)·진민순(57세) 부부가 반갑게 맞아준다.
황 대표는 “별다른 홍보를 한 적 없는데 다녀가신 손님들이 인정해주시고 입소문을 내주시니 너무 감사하다”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이어 “이 곳(장고갯로123)에 자리 잡은 건 올해 6년째고 이전에는 관내 열두개울 쪽에서 20년 동안 순댓국을 선보였다”고 말한다.
순댓국 외길인생이라는 황 대표는 “지난 1998년 IMF로 사업을 실패한 후 6개월 동안 순댓국의 맛을 찾기 위해 연구했다”면서 “100여회가 넘는 시도 끝에 현재의 황금 레시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윽고 맞이한 새빨간 겉절이와 깍두기, 파릇파릇 싱싱함을 자랑하는 부추, 고추, 양파 등 기본에 충실한 밑반찬들이 시야에 들어오자 침이 꼴깍 넘어간다.
겉절이와 깍두기를 양껏 썰어 한 입 가득 베어 무니 청량하면서도 ‘맵단맵단’한 밸런스가 절묘했다. 능히 밥 한 그릇을 해치울 수 있을 정도인, 직접 담근 김치 맛이다.
이어 마주한 순댓국(8000원)은 뚝배기의 열기에 자극받은 뽀얀 사골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고, 깊은 고소함을 사방으로 발산했다. 숟가락으로 뚝배기를 휘저으니 수제순대, 머릿고기, 곱창, 오소리감투 등의 건더기가 워낙 푸짐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숟가락이 넘칠 듯 가득 담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사골국물이 입속을 헤집는다. 이어 혀끝부터 더해진 수제순대의 폭신함과 담백함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이어 새우젓을 곁들인 머릿고기는 오독오독,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고 곱창과 오소리감투의 잡 내 없는 고소함은 여타 순댓국집에서 맛본 수준을 한참 초월해 있었다.
황 대표는 “매일 8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와 수제순대, 가장 질 좋은 고기를 고집하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며 “맛있다고 칭찬해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힘든 줄도, 번거로운 줄도 모르고 산다”고 얘기한다.
이어 황 대표는 “부추를 넣은 다음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얼큰하게 양념장을 넣어먹는 것도 순댓국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그의 말대로 얼큰한 순댓국으로 변신시키니 뽀얀 국물 순댓국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수많은 국밥부장관들이 순댓국을 극찬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곱창볶음(2만5000원/3만2000원) 또한 양주골순대국의 자랑거리다. 진 대표는 “곱창, 찰순대, 양배추, 깻잎, 마늘, 팽이버섯 등과 특제 양념장으로 맛을 낸 곱창볶음은 푸짐한 양과 기분 좋게 알싸한 매운 맛이 일품”이라며 “손님 취향에 따라 맵기 조절이 가능하고, 일단 한번 맛을 보면 자연스레 소주 한 잔이 떠오르는 최고의 안주”라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순댓국 외길인생을 걷는 만큼 기억에 남는 단골손님도 많다. 황 대표는 “열두개울에서 장사할 때 오시던 손님들이 아직도 찾아주시고, 총각 때 오셨던 손님이 이제는 아내 및 아이와 함께 오신다. 또 근처 미군들도 어느 순간 순댓국의 매력에 빠져 피자 대신 순댓국으로 해장하러 오신다”고 말하며 푸근한 미소를 지어보다.
황 대표와 진 대표는 지역 내 나눔을 실천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매주 관내 저소득층 홀몸어르신들을 초대해 순댓국을 대접해왔고, 시가 선정하는 착한식당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황 대표와 진 대표는 “손님들이 맛있다고 인정해주실 때 가장 행복하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자리에서 한결 같은 맛을 선보이고 싶다”며 소망을 드러냈다.
단언컨대 양주골순대국을 맛보지 않은 자, 순댓국의 맛을 알고 있다고 예단하면 안 된다. 양주골순대국의 100% 수제 순댓국은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일테니.
*영업시간 : 오전8시~오후시 / 매주 수요일 정기휴일
*예약문의: ☎861-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