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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문화/스포츠

힐링 스폿 / 연천 당포성

GN시사신문 기자 입력 2021.08.26 13:42 수정 2022.05.20 13:43

수많은 별빛이, 쏟아지듯 하늘에 펼쳐져!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너희 집 앞으로 잠깐 나올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가수 적재의 ‘별 보러 가자’라는 곡의 한 부분이다.

서정적 멜로디와 마음을 에둘러 전하는 담백한 가사는 많은 연인들을 꽁냥꽁냥 설레게 했고, 한 의류업체의 CM송으로 활용된 이후 독보적 ‘고백송’으로써 입지를 굳혔다.

‘별’ 언젠가부터 잊었던, 아니 잊혔던 단어다. 어린 시절 매 저녁마다 하늘을 수놓던 수많은 별들은 차츰 보이지 않기 시작했고, 별이 눈에 보이지 않던 그 시간만큼 어른이 돼 갔으며, 그와 발맞춰 ‘별’에 대한 경외심 역시 옅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별’이란 존재에 무감각해졌을 때 쯤, 연천에 최고의 ‘별구경 명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갔다. 그곳은 바로 ‘당포성(미산면 동이리 778번지 일원)’이다.

당포성은 삼국시대 때 고구려가 만든 요새로 현재는 사적 제468호로 지정돼 있다. 임진강이 만들어낸 수직 절벽을 성벽으로 삼아 평지로 연결된 동쪽에만 벽을 쌓았으며, 신라군의 개성 진입을 막는 중요한 요충지였다.

늦은 밤, 당포성에 도착하니 진입로에서부터 주차장까지 차들이 2열종대로 줄을 서있다. 몇몇 방문객들은 이미 차에서 편안하게 별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 같았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 다소 선선하게 느껴지는 늦여름 바람과 향긋한 풀내음, 얼마만인지 모를 매미 소리가 기자를 반겨줬다. 기자 주변으로는 아이를 목말태운 가족과 손잡은 연인들이 사방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소 짓고 있었으며, 달빛이 밝아서인지 인공 불빛 없이 내딛는 걸음도 무난했다.

이윽고 도착한 동벽에는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별을 보려는 방문객이 적지 않았다. 이어 동벽에 올라서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쏟아질 듯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근 20여 년 만에 보는 광경이었지만 생경하지는 않았다. 도시의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에 익숙해져 잊고 있던 수많은 별들은 그렇게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연인들이 ‘인생사진’을 찍을 장소도 눈에 띈다. 동벽 꼭대기에 홀로 자리 잡은 나무 한 그루는 신비로운 느낌을 마구 발산하는데, 이미 여러 SNS에 ‘인생사진’ 명소로 소문난 곳이다.

당포성의 밤이 별 관찰 명소라면, 낮은 색색의 꽃이 가득한 산책 명소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밤에 보지 못했던 다양한 꽃들이 얼굴을 내민 채 인사를 건네고, 동벽에서 내려다 본 임진강은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산책로 중간 커다란 나무 아래 만들어진 그늘에서 느끼는 강바람은 에어컨 바람 못지않다.

이렇듯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잘 몰랐던 당포성은 밤·낮 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힐링 명소중의 명소였다. 이에 아직 당포성에 안 가본 사람들에게는 빨리 가볼 것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아울러 기자도 소중한 사람과 다시, 그리고 오래도록 자주 찾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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