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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생활

맛집탐방 / 아리랑갈비

GN시사신문 기자 입력 2021.10.20 12:06 수정 2022.05.19 12:09

손맛과 정성이 응축된 10년 내공 '갈비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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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모두의 외식 생활에 제동이 걸렸다. 강제 ‘집콕’ 생활에 사람들은 자연스레 ‘홈카페’, 그리고 ‘집밥’에 열광했다. 팔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설탕을 저어 ‘달고나 커피’를 만들었고, 용기 빼고 다 넣으면 되는 ‘밀키트’와 각종 포털사이트에 ‘간단 레시피’들이 유행하면서 많은 이들이 요리와 친해졌다. 아직 ‘살림 초보’를 벗어나지 못한 기자도 그동안 이 엄청난 발명품(?)들의 덕을 톡톡히 봤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집콕 생활에 하나둘씩 지쳐가는 중이다. 대다수가 백신 접종을 마치고 ‘위드 코로나’를 목전에 둔 지금, 다시금 외식에 눈길을 돌리는 이가 점차 늘고 있다.

기자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불판 위 향연을 매우 좋아하지만, 집에서 고기를 굽자니 온 집안에 풍길 냄새와 사방으로 튈 기름때 제거가 고돼 매번 망설인다. 아마 공동주택에 사는 대부분이 비슷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외식의 대표주자는 대개 고기류다. 그중에서도 특히 갈비와 삼겹살을 애정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둘의 소비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몇 해 전 한 육아 프로그램에 세 쌍둥이들이 만두를 잔뜩 쌓고 ‘먹방쇼’를 펼쳤는데, 대식의 비결은 바로 만두소에 들어간 ‘갈비’. 이를 계기로 떠오른 ‘갈비만두’는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천만 명이 넘게 본 영화에서는 위장한 형사들이 갈비 맛 통닭을 팔아 가게가 대박 난 장면도 있었다. 소·돼지 할 것 없이 짭조름한 간장에 알싸한 다진 마늘, 달달함이 더해진 소스에 재운, 불 향 품은 고기를 마다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현재 명실상부하게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로 꼽히는 ‘갈비’는 동물의 늑골 부위에 있는 고기 부위다. 원래는 소의 갈비만을 지칭했으나 돼지고기 수요가 늘면서 점차 돼지고기에도 갈비라는 말이 붙게 됐다.

그동안 갈비라는 단어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여러 고기 요리의 이름으로 쓰였지만, ‘고기구이의 한 종류’라는 의미로 쓰이게 된 시초는 바로 한국이다. 이 영향으로 80~90년대에 일본에 건너간 갈비는 '카루비(カルビ)'로 불리면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야키니쿠(焼肉)라는 현지화 요리까지 생겼다. 미국에서도 갈비는 'Korean BBQ'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를 씹어 먹고 있다는 BTS 이전, 한류의 주역은 바로 ‘갈비’였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 동두천에 주민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아 10년 동안 사랑받고 있는 ‘명품’ 갈비가 있다. 지행역 4번 출구를 지나 조금 걷다 보면 차분한 갈색 톤의 깔끔한 외관이 보인다. 약 500명까지도 동시 수용 가능한 위풍당당한 크기의 건물 세 채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갈비 전문점 ‘아리랑갈비’다. 만약 아리랑갈비를 못 먹고 동두천을 떠난다면 민요 가사처럼 ‘십 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날 것’만 같은 정겨운 이름, 동두천의 명소 ‘아리랑갈비’를 찾았다.

80대 이상 주차가 가능한 널찍한 주차장은 평일 낮임에도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강영자 대표(64)가 곰살맞은 눈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준다. 점심시간을 넘겼음에도 식당의 절반 이상은 손님들로 북적였고 대부분의 식탁에는 아리랑의 대표 점심 메뉴인 ‘불고기전골’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육수 끓는 소리와 화기애애한 대화가 어우러지는 식당 내부에는 환한 햇살이 스며 더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 대표는 손맛 좋기로 소문난 전라도 출신으로, 결혼하면서 동두천으로 이주, 올해로 정착 35년 차다. 이전까지 구도심에서 웨딩홀을 경영했던 그는 2010년대 초반 유동 인구 다수가 신시가지로 이동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강 대표는 과감하게 지행역 인근으로 터를 옮기기로 결정,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숙한 맛과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장착한 후 ‘아리랑갈비’를 열었다. 영업 초기부터 입소문을 탄 아리랑갈비는 오늘날에 이르러선 외국인 손님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그야말로 ‘지역 명소’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평일 점심, 아리랑갈비의 압도적인 인기 메뉴는 비교적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버섯 불고기전골’이다. 여기에 밥은 영양밥과 연잎밥 두 종류 중 고객의 취향에 맞춰 곁들일 수 있다. 강 대표는 “구수한 누룽지와 숭늉으로 입가심을 하고 싶다면 영양밥을, ‘백제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부여에서 직접 공수한 연잎에 대추, 인삼 등의 보양 재료를 넣어 쪄낸 연잎밥을 추천한다”고 귀띔했다.

아리랑갈비의 대표 메뉴를 만나기 전 먼저 단호박 찜, 샐러드, 해파리냉채, 양념게장, 연근절임 등 다양한 기본 밑반찬이 줄지어 상 위에 자리를 잡았다. 색감과 조화까지 고려한 듯 알차게 구성된 밑반찬들은 달콤, 새콤, 맵싸한 맛을 뽐내며 마른 입맛을 자연스레 돋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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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선홍빛 불고기가 가득 담긴 전골냄비가 등장했다. 냄비 속에는 느타리버섯, 송이버섯 등 각종 버섯과 알록달록한 채소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고 이내 아리랑갈비만의 특제 육수가 추가됐다.

바글바글 육수 끓는 소리와 먹음직스럽게 갈색 옷으로 갈아입는 불고기의 달콤한 냄새는 기자의 눈·귀·코를 동시에 즐겁게 했다. 잘 익은 불고기와 깊고 개운한 맛의 육수를 같이 떠 입에 넣자 따뜻함과 달콤함이 하모니를 이루며 입안이 버블로 가득 찼다. ‘언빌리버블’
다음으로는 양념에 푹 재워진 돼지갈비와 소갈비를 만났다. 익히기 전 색감부터 아름답고 영롱하기 그지없다. 불판이 숯불에 알맞게 달궈졌는지 직원분이 큼지막한 고기를 올려줬고, 언제나 기분 좋은 ‘치이익’ 고기 굽는 소리와 함께 달짝지근한 향이 테이블 위로 올라온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두툼한 돼지갈비를 입 안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그저 놀랍다. 누구나 좋아할 달달한 양념 맛과 육질이 조화를 이루면서 씹을 때마다 품었던 육즙을 마구 터뜨렸다. 이어 맛본 소갈비는 특유의 녹진한 풍미를 입속에서 사방으로 분출했고, 몇 번 씹지도 않았음에도 눈 녹듯 사라져버리며 젓가락질을 재촉했다.

강 대표는 “천연 연육제 역할을 하는 사과, 키위, 배 등 각종 과일이 들어간 비법 양념에 72시간 이상 숙성시킨 아리랑갈비 특유의 맛은 친숙하면서도 확실히 다를 것”이라며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그 어떤 갈비와 견주어도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갈비 전문점답게 식탁에 오르는 소·돼지의 등급을 꼼꼼히 따진다”면서 “소고기는 국내산 ++등급과 미국산 프라임 등급을, 돼지고기는 육질이 부드러운 한돈만을 사용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리랑갈비가 다른 갈비 전문점과 차별성을 갖는 부분 중 하나는 전담 직원이 가장 맛있게 고기를 구워주는 등 양질의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직원들은 연 2회 전문 강사에게 집중 교육을 받고, 주 1회 기본 고객 응대 방법을 반복 숙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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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는 “아리랑갈비 오픈 전 웨딩홀을 운영하며 품격있는 서비스가 손님을 만족시킨다는 것을 체득했다”며 “정성어린 서비스를 제공받은 손님이 만족을 표현할수록 직원들은 매장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또 “현재 직원 4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오픈 때부터 10년 넘게 가게와 더불어 성장한 직원들”이라며 “모두 가게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항상 가족 같은 분위기로 지내다 보니 손님들도 이 점을 알아주시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맛과 서비스에서 모두 차별화를 지향한 아리랑갈비는 성장을 거듭, 현재는 1관(총208석)과 2관(총144석), 그리고 신관(총170석)으로 규모를 확장했고, 모임 용도에 따라 나눠 운영 중이다.

아리랑 1관과 2관엔 홀과 룸이 별도로 구분돼 있다. 소규모로는 가족 식사와 같은 일상 모임에서부터, 회식이나 상견례 등 프라이버시나 격식이 필요한 대규모 모임까지 가능하다. 전담 직원 한 명당 두 테이블을 넘기지 않게 직원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특급 서비스는 기본이다.

아리랑 막내인 신관은 1층 전체가 주차장으로 이뤄져 있고, 2층의 연회장은 빔프로젝터와 마이크, 스피커 등 첨단 음향 및 영상 장비를 갖추고 있어 각종 행사까지 가능하다.

음식점의 기본인 대체 불가능한 맛에 더해 다양한 고객층에 대한 폭넓은 배려와 이해가 더해지며 꾸준히 입소문을 탄 결과 ‘아리랑’은 이제 명실상부한 관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도와 농림축산부에서 각각 ‘으뜸맛집’과 ‘안심식당’으로 인정받은 자체만으로 믿음이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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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갈비는 동두천 본점 외에도 구리점, 반송점, 동탄점 총 3곳의 직영점이 있다. 3곳의 직영점은 모두 강 대표 일가가 운영 중이며, 특유의 개성이 조금씩 가미됐지만 본점의 인테리어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또 본점과 완벽히 동일한 레시피로 모든 메뉴를 조리, 어느 곳에서나 본점의 맛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강 대표는 “본점 단골손님들이 직영점 인근에 갔다가 지인들에게 ‘맛집’으로 강력 추천해 주시는 경우도 많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강 대표는 라이온스클럽, 동두천문화원, 시 체육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에 매진하는 중이다. 월 1회 관내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초대해 갈비탕을 대접하고 틈날 때마다 거리를 청소하며 지역 장학회에서 활동하는 등, 제2의 고향 동두천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강 대표는 “손님들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되돌려드리려는 마음”이라며 소녀처럼 웃어 보였다.

“나이, 성별, 국적 가리지 않고 손님들의 행복한 표정을 볼 때나 지인에게 소개받고 왔는데 기대 이상이라며 아낌없이 칭찬하실 때 뿌듯함과 더불어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강 대표는 “코로나19의 기승에도 가게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고객들을 위해 늘 꾸준한 요리와 변하지 않는 최고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금방 종식될 것 같았던 코로나가 길어지며 집에서만 생활하자니 몸과 마음이 둘 다 지칠 때가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저기압’일 땐 가족들과 함께 ‘고기 앞’으로, 기왕이면 맛과 품격을 모두 갖춘 아리랑 갈비로 찾아가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예약/문의: ☎868-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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