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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케이시 주변 지역의 토양과 지하수가 여전히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지역 내 파장이 번지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2022년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 결과보고서’를 공개했다. 대상 미군기지는 ‘캠프케이시’를 비롯해 캠프이글(강원 원주), 캠프험프리스(평택), 캠프마켓(인천 부평) 등 12개 기지다.
환경부는 ‘주한미군 공여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5년마다 오염현황을 평가하고, 정화 및 예방 대책을 수립 및 시행 중이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기지 대부분은 약 5년 전 환경기초조사가 이뤄졌음에도 10개 기지 주변에서 TPH·납·아연 등이 무더기로 검출됐다.
특히 동두천시 보산동과 걸산동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캠프케이시의 경우 지난 2015년과 2019년에도 넓은 면적에 걸친 고농도 유류 오염이 확인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하수 오염 확산 방지조치를 실시한 이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기지 주변 토양에서 고농도 기름 찌꺼기인 TPH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 이는 정화활동 및 확산 방지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캠프케이시 내 191개 지점에서 1152개 시료가 분석된 이번 토양오염 조사의 세부항목은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구리, 비소, 수은, 아연, 페놀 등 오염 개연성이 있는 21종이다.
개황조사 및 상세조사 결과에 따르면 토양오염우려 기준을 초과한 지점 및 시료 수는 총 46지점 71개 시료이며, 우려 기준을 초과 지점 중 항목별 최고오염농도는 ▲TPH 1만9396㎎/㎏(3지역 대책기준 6000㎎/㎏) ▲아연 579㎎/㎏(1지역 우려기준 300㎎/㎏)으로 확인됐다.
토양오염의 기준은 ‘우려기준’과 ‘대책기준’으로 구분된다. ‘우려기준’은 사람의 건강이나 동식물의 생육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어 환경부장관이 정밀조사 또는 정화조치를 하거나 지자체장이 정화책임자에게 이를 실시할 것을 명할 수 있다.
‘대책기준’은 우려보다 더 높은 기준으로, 초과하는 경우 오염토양 개선사업 등을 실시하도록 명할 수 있다.
수질 오염여부 확인은 지하수 총 7지점(신규 관측정 5지점, 기존 관측정 2지점)과 지표수 2지점에서 이뤄졌다. 지하수시료 분석결과 TPH는 6개 관정에서, 페놀은 4개 관정에서 일시적으로 초과했지만 추가 모니터링 결과에서는 불검출됐다.
또 지표수시료 분석결과, 사람의 건강보호 기준 20개 항목(카드뮴, 비소, 수은, 납 등)은 불검출 및 기준치 이하로 확인됐으나, 생활환경 기준항목 중 총대장균군과 분원성대장균군 항목이 환경기준 나쁨(Ⅴ) 등급으로 확인됐다.
환경공단은 보고서를 통해 “토양오염 대책기준을 초과하는 오염이 발견됐으므로 오염원인 파악과 함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주변에 유류 오염개연성 시설은 없으며, 과거 유류 오염이 확인된 후 정화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지하수 유동에 따른 오염 확산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기초조사를 주기적으로 수행해 오염물질 이동·확산 및 추가적인 오염 발생 여부를 지속 감시해야 하고, 부지특성 및 오염특성을 고려한 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민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검출된 오염물질이 아직도 정화되지 않았고, 여전히 주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니 충격적”이라면서 “그동안 시와 시의회는 뭘 했나? 캠프케이시 측과 만나서 악수하고 웃으며 사진 찍는 동안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나? 뭘 상호 협력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역 봉사 등 캠프케이시 측이 주민들과 우호를 증진하려는 모습들은 좋다. 하지만 환경정화 문제처럼 주민에게 위협이 되는 문제는 뭉개고 있으면서 우호를 증진한다 외치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