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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보훈무용예술협회 동두천시지부, 춤사위로 풀어내는 나라 사랑 ‘그 마음 ’

GN시사신문 기자 입력 2023.07.18 14:17 수정 2023.07.18 14:32

박채원 지부장, “지역 활동을 통해 다양한 한국전통무용을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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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70주년의 뜻깊은 해를 맞이하여 지난 6월 동두천평생학습관 공연장에서 의미 있는 공연이 열렸다. 호국보훈의 달에 열린 전통문화공연, ‘아, 대한민국!’이다.

그날 이 공연을 기획하고 참가한 사)보훈무용예술협회 동두천시지부 박채원 지부장은 인사말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많은 분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면서 “저희 단체가 젊은 세대를 대표해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동안 사단법인 보훈무용예술협회는 서울 본회뿐 아니라 각 지역 지부에서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보훈 의식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주로 우리 고유의 전통예술과 한국무용을 통해 선보이는 여러 행사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창립한 동두천시지부도 그러한 뜻에 동참한 한국무용 전공자들이거나 국악을 전공한 예술인이 모여 만든 단체다. 이 단체가 특별한 것은 회원과 임원 모두 20~30대의 신진 전통예술가라는 점이다.

‘아, 대한민국!’은 지부가 창립되고 난 뒤 처음 시민들에게 선보인 공연이었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70여 명의 관객을 모은 공연은 열띤 호응과 박수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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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무용예술협회’가 갖는 고유한 특성에 지역적 특성을 가미하면서 시민이 원하는 문화적 취향 등을 고려하며 공연의 레파토리를 기획했던 박 지부장의 고심은 공연이 진행될수록 꽃을 피웠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걱정도 많았지만 공연이 시작되면서부터는 한두 명의 관객이 오시더라도 완성도 있는 공연을 보여드리자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점점 객석을 채워주시며 응원해주시는 걸 보며 약간 소름이 돋을 정도였지요.”

‘박채원무용학원’에서 만난 박 지부장은 그날 공연의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지역으로 들어가 그동안 배우고 익힌 한국무용을 좀 더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봉사하겠다고 생각한 뒤 이룬 첫 번째 결과이니 감격스러울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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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에서 나고 자란 박 지부장은 9살 때부터 무용을 시작했다. 무용학원이 있는 의정부까지는왕복 4시간이 걸리는 먼 곳이었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갈 정도로 전통춤에 빠졌던 시간들이었다.

“그때 다닌 무용학원이 한국무용을 하는 곳이었어요. 선생님도 전통춤을 하시는 분이었고요. 처음 전수받은 작품들도 승무나 화관무, 한량무 같은 것들이었어요. 그러다 5학년 때 리틀엔젤스예술단에 들어가면서 국내외로 여러 공연 무대에 서기 시작했어요.”

선화예중에 합격했지만 연천 옥산리 집에서 서울로 등하교를 하는 것은 무리였다. 하는 수 없이 일반중학교로 진학한 뒤 만난 사람이 지금도 스승으로 섬기는 이미숙 씨다.

의정부시향토문화재인 경기수건춤 보유자이기도 한 이미숙 씨는 의정부시립무용단을 이끌면서 한국전통춤을 알리는 공연과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로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한국전통무용가이다.

“이미숙 선생님은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셨는데, 동두천에서도 공연이나 무용 교육, 봉사 등을 많이 하셨어요. 선생님께 조언을 많이 듣기도 했고 또 선생님이 하시는 것을 배워서인지 저도 언젠가 지역에서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박 지부장이 가족들과 함께 동두천으로 이사온 것은 중앙대 무용과에 입학할 무렵이었다. 중앙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다시 상명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주 활동 지역은 학교가 있던 안성이나 서울 등지였다.

그러는 동안 2018년 신인전통무용가로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하고, 한·중국제무용경연대회 대통령상, 대한민국춘향국악대전 무용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는 등 한국전통춤의 예인으로서의 길을 차곡차곡 걸어왔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과 의정부시향토문화제 제22호 경기수건춤의 전수자인 박 지부장은 사)보훈무용예술협회 동두천시지부와 함께 지역에서 활동할 영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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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경기아트센터가 주관하는 ‘거리로 나온 예술’ 사업으로 관내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고, 시에서 하는 지역문화활성화 사업에도 선정되어 모두 3차례의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지역문화활성화 사업은 순회형 공연으로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마을이나 장소를 찾아가 공연을 펼치게 돼요. 공연을 준비할 때 먼저 하는 생각이 있어요. 우리 단체를 알리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전통춤에 대한 이해나 접근성을 높이는 게 먼저라는 생각인 거죠. 그래서 다양한 한국전통춤을 알리기 위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박 지부장의 일주일은 바삐 흐른다. 올 5월 문을 연 ‘박채원 무용학원’에서 수강생들도 지도해야 하고, 전수자 활동과 함께 매주 의정부로 서울로 실기 연습도 해야 한다.

하반기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공연할 예정인 개인발표회 등을 비롯한 솔로 공연도 계획되어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공연이라 매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가냘픈 체구에서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해내는 에너지가 놀라운데, 그는 웃으면서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옥산리 시골마을에서 논밭 사이로 한 시간을 걸어 신망리역까지 와야 했어요. 거기서 기차를 타고 의정부역까지 또 한 시간도 넘게 걸리는 무용학원까지 갔던 일들이 모두 체력에 비축되었나 봐요.”

무용학원 연습실에는 그의 춤이 사진으로 걸려있다. 작은북을 들고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버꾸춤과 화사하고 고운 자태의 화관무, 길게 솟구치다 푸르르 떨어질 듯한 장삼자락의 처연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승무, 곧 무대로 나와 아름다운 춤사위가 펼쳐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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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가 지역에서 만날 춤이다.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예술문화의 한 축이며 시공간을 통해 펼쳐질 공연이다.

“보훈무용예술협회 소속의 친구들과 선후배들, 그리고 제가 단장을 맡고 있는 전통예술단 ‘원’의 친구들도 도움을 요청하면 제 일처럼 나서요. 무용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의 도움과 인연으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전통예술을 아끼고 널리 알리는 일이 저희가 할 일이라 생각해요. 그게 바로 나라 사랑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무용학을 개척한 정병호 교수는 “우리나라 춤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눈은 그 춤에 나타난 기교를 보는 것 못지않게 그 춤 속에 담겨 있는 정신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명무 우봉 이매방 선생도 스승에게 들은 “마음이 고와야 춤이 곱다”는 말을 신념으로 삼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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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젊은 한국전통무용가가 있다. 나라 사랑 그 마음을 춤사위로 표현해 낼 보훈무용예술협회 동두천지부가 있다. 가야 할 길이 멀기에 보여줘야 할 춤이 많기에 앞으로 더 기대되는 곳이다.
동두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지역 사랑의 정신을 품고 우리 전통춤을 선보일 그들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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