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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하나를 끓여도 설명서가 붙는데 대학을 가는데 어떻게 전략을 안 짜?”, “성적을 조작해서라도 명문대 보내려 날뛰고, 빚내서 첨삭, 대필, 컨설팅까지 받아요”
화제의 드라마 SKY캐슬(JTBC)의 대사다, 극중 엄마들은 자식을 서울대에 합격시키려 처절한 입시경쟁을 치르고, 억대보수 입시코디의 철저한 스펙관리, 수험기계가 되어가는 아이들은 슬프지만 현실이다.
시청자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벌어지는 사교육 실상이 실감날수록 씁쓸하다. 하지만 드라마의 씁쓸한 현실과는 전혀 다른 정공법으로 서울대학교 수시전형에 최종합격한 인재로 연천지역 교육계가 축제 분위기다. 그 주인공은 전곡고등학교 윤여름 양(19)과 김재훈 군(18).
두 학생을 만나러 가는 길목 곳곳에 합격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밝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마주한 그들은 영락없이 앳된 모습이다. 옹알이하던 유년기부터 현재까지 연천에 거주하고 있는 명실상부 연천人인 두 사람은 같은 학생회 소속으로 학교신문발행, 축제준비위원회는 물론 기숙사생활까지 접점이 많은 만큼 꽤나 친한 사이다. 하지만 인터뷰 동안 들려준 지난 3년간의 두 사람 스토리는 전공예정 과목만큼 확연히 다른 점도 있었고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공통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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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고 윤여름 학생 |
교육학과에 진학 예정인 여름 양은 희미한 기억보다 또렷한 기록을 좋아해 수업시간 동안 선생님 강의내용은 물론 농담까지 빠짐없이 필기한 악바리다. 필기내용을 토대로 수업을 반복 연상했고, 공부 시간을 늘리기보다 스스로 강·약점을 분석해 과목별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 꾸준함을 유지시켰다고 겸손히 얘기한다. 공부에 지칠 때면 독서하면서 재충전을 했는데 몇 번이나 마음에 울림을 주는 매력적인 작품들을 만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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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고 김재훈 학생 |
두 학생의 수시 결과는 공통적으로 숨은 조연들이 있다. 연천군이 주도한 미라클아카데미에서 제공한 진학상담, 논술, 면접특강, 모의고사 등으로 폭넓은 정보획득과 방향설정이 가능했고, 서울 유명 입시학원이나 고가의 과외 대신 인강(인터넷 강의)의 반복학습으로 내신관리와 수능을 동시 공략할 수 있었다.
또 기숙사생활로 규칙적 리듬을 유지해 입시라는 3년 장기전에서 지치지 않는 컨디션 관리가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과 조건이 조금 열악해도 개인의 노력과 학교, 연천군의 인재육성지원이 앙상블을 이루면 이런 결과가 일회성이 아닌 매년 지속 가능하리란 기대감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교육학자가 꿈이라는 여름 양과 한국의 우주항공 분야에서 기여하고 싶다는 재훈 군 모두 본인보다 기뻐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효도했구나’라는 생각에 내심 뿌듯하다고 한다.
어린나이지만 그 누구보다 계획적으로 노력하는 두 사람의 배움의 여정에서 ‘서울대’라는 타이틀은 짧은 경유지가 될 것 같다. 그들의 꾸준히 계속될 노력에, 그리고 더욱더 빛날 인생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