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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생활

맛집/시장 바지락 칼국수

GN시사신문 기자 입력 2019.03.05 13:48 수정 2022.05.30 13:51

돼지감자 전분과 바지락의 환상 궁합, 수제만두 엄지척!


뿌연 잿더미를 옴팍 뒤집어 쓴 듯 미세먼지와 건조함으로 개운치 않았던 겨울도 얼마 전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촉촉하게 비가 내리며 봄이 얼마 남지 않음을 노래한다.

움츠렸던 대지 위의 생명들이 누구보다 기다리는 봄의 초입, 요맘때 생각나는 그 음식, 봄비라도 촉촉이 내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궁합이 잘 맞는 곳을 소개한다.
동두천 큰시장 어귀에 작은 간판, 무심히 지나치면 보이지도 않을 4차선 도로변 작은 칼국수집이 그 곳이다.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서면 ‘셀프서비스’라는 표지가 수줍게 인사를 하지만 주인장은 “제가 갖다 드릴게요”라며 정성스레 몇 가지 안 되는 반찬을 푸짐하게 담아낸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 또 하나의 별미는 갓 지은 흰쌀밥에 그날그날 무쳐내는 무생채와 칼칼한 겉절이를 올리고 고소한 참기름 한 방울 ‘똑’ 떨어뜨려 쓱싹쓱싹 비비면 고소한 참기름 냄새를 따라 무생채, 겉절이의 아삭한 식감까지 더해져 말하면 입 아프다. 여기서 잠깐! 맛있다고 밥을 많이 먹어버리면 정작 먹어야할 칼국수는 국물만 떠먹다 와야 할지 모르니 알아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정신없이 비빔밥에 집중하고 있을 때 쯤 커다란 양은 냄비에 푸짐한 칼국수와 바지락이 한소끔 끓여 등장한다. 면과 바지락이 충분히 익혀질 때까지 국물을 먼저 들이킨다.
캬~~ 뭐라 표현을 해야 이 맛이 조금이라도 전해질 수 있을까. 목을 타고 뜨끈하게 넘어가는 깊은 국물 맛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특히, 전날 과음을 했다면 다른 어떤 국물보다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소화도 잘되고 당에 좋다는 돼지감자의 비율을 높이고 밀가루와 감자가루를 섞어 건강하고 쫄깃한 면을 뽑아낸다. 또한 해산물로 국물 맛을 내는 다른 칼국수집과 달리 해독작용을 도와 숙취나 각종 독을 해소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북어와 멸치, 그밖에 야채육수를 우려내 깊고 진한 국물 맛이 탄생한다.

▲동두천 토박이 이탁휘·이선희 부부

이선희 대표는 “처음엔 밀가루로 반죽해 면을 뽑았는데 어르신들이나 장이 좋지 않은 손님들을 배려해 좀 더 건강한 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돼지감자가 밀가루보다 단가가 높지만 칼국수를 좋아하지만 소화가 걱정돼 못 먹는 손님들도 건강하게 드실 수 있는 칼국수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하는 이 대표의 손님 한 분 한 분을 생각하는 마음씨가 곱다.

바지락과 냄비가 부딪혀 딸각딸각 소리를 내며 보글보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이때 기다리고 있던 겉절이를 척척 걸쳐 먹으면 그 맛은 배가 된다. 정신없이 먹다보면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뜨거운 국물에 입천장이 벗겨지더라도 요때 만큼은 질문을 사절하고 싶다.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냄비를 보니 이제야 함께 온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든든한 한 끼에 행복해 한다.

이렇게 ‘나의 맛 집 리스트에 저~장!’


만두도 주인장 내외가 직접 빚어 칼만두와 익힌 만두로 재탄생해 인기가 상종가다. 인심 좋은 주인장에 감동하고 푸짐한 양에 놀라고, 맛에 한 번 더 중독되는 ‘시장 바지락 칼국수’, 땀을 뻘뻘 흘리며 먹어서인지 밖의 찬 공기와 마주하니 몸에 독소가 다 빠진 듯 몸이 가벼운 건 기분 탓일까.
예약: ☎862-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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