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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 일원 11만㎡(약3만3275평) 부지에 조성된 ‘디자인아트빌리지’ 사업의 성패에 대해 시민 및 방문객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디자인아트빌리지 조성사업’은 동두천시 원도심 살리기 지역특화사업의 일환으로 외국인관광특구 내 빈 점포에 청년 예술인을 유치하고 가죽, 칠보, 도자기, 팝아트, 한지, 금속, 목공예 등의 문화예술 특화거리를 조성한 사업이다.
지난 2016년부터 5년 동안 총 70억 원(도비50, 시비20)의 예산을 투입, 조성을 마쳤으며 올해부터는 별도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관리기간’에 진입했다.
일부 시민과 각종SNS에 묘사된 방문객 의견은 ‘관광특구라는 이름과 달리 무척 한산하다’, ‘그라피티나 조형물 등 이색·이국적 풍경은 매력 있으나 문 닫은 점포들이 많아선지 거리가 을씨년스럽다’ 등 활력 부족한 정취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취재결과 디자인아트빌리지의 현주소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단정 지을 수 없는 긍정적 요소가 많았다. 아울러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과 중·장기적 계획을 토대로 한 청사진 역시 함께 확인됐다.
먼저 시 관계자에 따르면 관광특구 내 총 점포 280곳 중 휴·폐업한 점포는 52곳(18.5%)이며, 올해 8월 기준 공방은 33곳(11.7%)이 정상 운영 중이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51곳(2019년)에 이르렀던 공방 중 18곳이 문을 닫았다.
시 관계자는 “특구 내 미군 대상 업종(클럽, 타투, 미용실, 의류 등)이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는 만큼 낮과 밤에 운영하는 점포가 뚜렷하게 나뉘며, 때문에 방문객들은 문 닫은 점포가 많다고 오인한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공방의 경우 대부분 작가 1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강좌·행사·프리랜서 업무 등 작가의 외부활동이 많아 공방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왕왕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방별 편차는 있지만 2019년 기준 공방 1곳의 평균 연매출은 약 3340만 원, 월 매출은 278만 원으로 나타나 자생력이 갖춰진 것으로 분석됐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지난해 소득은 평균 67%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입주 작가 협의회 남제균 회장은 “시의 분석대로 각 공방이 자생력을 갖췄다고 동의하긴 어려우나,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에 체감하는 어려움은 확연히 다르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미군을 포함한 특구 내 방문객 감소, 각종 강좌·행사 등이 축소되며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세인들의 망했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쓰리다”고 얘기했다.
이어 “예산 투입 단계에서 시가 작가들과 약속한 조명·이정표 설치, 공방 그룹화 등 거리환경 개선이 미진한 부분에 대한 조치가 선행되길 바라고, 각종 SNS를 활용한 홍보 채널 구축 및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한 행정 지원 등이 수반되면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입주 작가들은 성실히 공방을 운영 중이고, 특구 내 상인들과도 상생 및 공존을 위해 노력할 의지가 있다”며 “코로나19 상황 호전 이후 록페스티벌, 핼러윈 축제, 버스킹, 월드푸드스트리트 등과 공방의 콜라보 상품 기획·제작 등 윈윈(win-win)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들도 함께 수립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보탰다.
시는 디자인아트빌리지, 월드푸드스트리트 등 독립 프로모션을 통해 부분적 개발과 상권 활성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상권 통합을 위한 브랜드를 강화하고 각 콘텐츠에 분명한 색을 입힌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시는 특구 내 ‘록(Rock)음악’과 관련한 신규 콘텐츠 접목을 기획 중에 있으며, 도의 노후상가거리 활성화 사업과 문체부의 문화예술 사업 공모 등에 적극 응모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대표 문화유산인 록음악을 특구 신규 콘텐츠로 도입하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충만한 테마관광형마켓이 구축될 것”이라며 “디자인아트빌리지 사업 추진 시 미진했던 세부 요소들을 도출하고 새로운 공모사업 계획에 포함해 보완하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전통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 ‘골목형 상점가’개념이 신설되면서 특구 내 점포들도 전통시장·상점가에 준하는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외국인관광특구는 유흥업종이 많아 상점가 등록이 불가했으나 관련법이 개정돼 현재 등록을 추진 중”이라며 “특구가 골목형 상점가로 등록되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고객편의·기반시설 현대화, 홍보·마케팅, 상인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상권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입주 작가 협의회 남제균 회장은 “막 홀로서기에 나선 디자인아트빌리지의 성패를 당장 눈앞의 현상만으로 결론짓기보다는 장기적 시각과 꾸준한 응원이 필요하다”며 “지원정책의 확대나 제도보완이 성과를 담보하지 않지만 여러 입주 작가들의 의지와 시의 전략적 준비가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특구 상권 활성화가 실현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