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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발행인 칼럼/ 지구가 태양을 네 번

GN시사신문 기자 입력 2026.02.23 17:04 수정 2026.02.23 23:10

GN시사신문 대표 진양현

지구의 공전(the revolution of the earth).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의 공전주기는 약 365일, ‘1년’이다.


이 시간 동안 지구는 평균 약 29.78㎞/s의 속도로, 궤도 거리 약 1억4960만㎞를 이동한다. 우리가 체감하지 못하는 동안 지구는 쉼 없이, 이 엄청난 움직임을 이어간다.

이 정직한 ‘공전’이 네 번 이뤄지는 사이… 강산은 열여섯 번 옷을 갈아입었고, 꽃과 나무는 그만큼 피고 지기를 거듭했으며,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은 바다를 향해 쉼 없이 흘렀다. 자연은 단 순간도 주기를 어긴 적이 없다.

우리네 삶도 자연의 성실함을 닮아있었다. 버스·지하철은 정해진 노선을 수백만 번 오갔고, 집배원은 수천만 통의 우편물을 들고 골목 계단을 오르내렸으며, 환경미화원은 새벽마다 거리를 쓸면서 하루의 첫 숨을 틔웠다.

또 병동의 불빛은 밤새 꺼지지 않았고, 상가는 매일 같은 시간 셔터를 올렸다. 일상은 반복됐으며, 지역의 실핏줄은 단 1초도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연과 시민이 제 역할을 다한 지난 4년… 많은 사람이 꽤 오랜 시간 동안 ‘생물’이라고 정의한 정치, 그중에서도 ‘지역의 정치’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우리는 지구가 태양을 네 번 감싸 안는 동안 지역의 정치가 궤도를 이탈하는, 아니 오히려 후진적으로 퇴행하는 모습을 목도했다.

지난 시간 지역 내 일부 기초의원들은 공무원에게 갑질(임용거부·사적 심부름 등)을 하고, 황금열쇠처럼 비싼 선물을 받아 챙겼으며, 혈세인 업무추진비로 선거구민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소속 정당 행사비까지 결제하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

또 ‘건달 생활을 했다’며 기자를 위협하고, 겸직 사실을 숨긴 채 영리활동을 이어갔으며, 특정 사업자·법인의 주머니를 채워줄 조례를 만들고 발언했던 몰상식의 향연도 펼쳐졌다.

주민 전체의 이익과 공익적 검증을 위한 목소리 대신, 사욕과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고집과 고함이 의정활동으로 포장됐다. 이 촌극은 우연이 아니다. 정당의 검증 실패와 유권자의 방치가 맞물려 만들어낸 ‘구조적 합작품’이다.

공천 과정에서는 역량과 자질보다 충성도가 앞섰고, 그릇된 선택은 선거를 통해 면죄부를 얻었다. 권한을 남용하는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정당이 추천했고, 공천했으며, 결국 우리 손으로 당선시켰다.

이제 다시 선거의 시간이다. 이번에도 검증을 정당의 손에만 맡긴 채 투표지 속 정당 이름과 후보자 나열 순서만 확인한다면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권한을 어떻게 쓸 것인지 묻지 않는 선택은, 그 권한의 오용을 묵인하고 승인하는 것과 같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지난 4년 내내 뻣뻣했던 고개를 숙이며 거짓 미소를 짓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화려한 수사를 동원해 ‘미래의 약속’으로 자신을 평가해달라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의 지난 행적(行績)과 그에 대해 어떤 책임을 졌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정치는 선거 다음 날부터 시작되지만, 그 책임은 투표함 앞에서 먼저 발생한다. 누가 예산을 주무르고, 누가 인사권을 휘두르며, 누가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 조례를 만들지는 그 찰나의 순간에 결정된다.

지구는 다시 묵묵히 태양을 감싸 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다음 4년은 자연의 공전처럼 정확한 궤도로 진행되지 않는다. 지역정치의 궤도는 결국 유권자의 한 표로 결정된다. 그것이 우리가 투표장으로 나가야 하는, 똑바로 투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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